39th Annual meeting of the European Thyroid Association (ETA)가 2016년 9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에 걸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다. 코펜하겐은 "Danish design"으로 유명한 도시로, 최고의 삶의 질을 자랑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 중의 하나로 도시를 둘러싼 운하는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36%의 시민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학회가 열렸던 Hotel Scandic Copenhagen은 코펜하겐 도심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어 학회 기간 틈틈이 안데르센 이야기 속의 인어공주 상을 포함해 시내 주요 명소를 걸어서 다녀볼 수 있었다. 특히 구름이 끼지 않은 날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었던 청명한 하늘이 인상적이었다. 학회장 앞 호수에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학회에 동행했던 선생님들과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학회의 마스코트도 인상적이었는데, 참가자로 하여금 갑상선 질환의 전 영역을 다채롭게 만나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나비 모양의 연을 따라가는 소녀의 모습으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전 유럽의 갑상선 연구자들이 모이는 전통 있는 학회인 만큼, 매시간 마다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는데, 갑상선암 이외에도 환경 변화에 따른 갑상선 호르몬의 생리적 반응,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와 크로마틴 리모델링, 내분비 교란물질 (Endocrine disruptor)과 갑상선 질환, 신체 각 조직의 T3 신호반응과 같이 기능이상 갑상선 질환의 기초적 연구들은 이전 미국 학회들에선 잘 접해 보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임상 진료와 관계된 심포지엄 중 첫 번째는 유병률이 크게 늘어난 갑상선결절의 관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갑상선 초음파와 세침흡인 검사를 이용한 갑상선암 선별검사가 암 사망률과 이환율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며 검사의 한계점과 위 양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조기 갑상선 암이나 선별검사로 발견된 갑상선 암을 치료하는 것에 대한 임상적 효용은 증거가 부족하며, 치료로 인한 합병증이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러한 방향은 미국갑상선학회에서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1cm 이하 결절에 대한 세침흡인 검사를 자제하라는 권고사항과 흐름을 같이한다. 그러나 연령이나 가족력과 같은 갑상선 암의 위험인자에 기반한 개별적 검사는 유용하다는 근거가 있었다. 이외에 임신 중 갑상선 질환에 대한 Satellite 심포지엄에서 덴마크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주도한 Dr. Anderson의 강의와, 그레이브스 안병증의 최신지견 심포지엄에서 EUGOGO (Consensus statement of the European Group on Graves' orbitopathy) 가이드라인의 주저자인 Dr. Bartalena의 강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ETA에 short call abstract으로 발표된 내용 중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는 locally advanced or metastatic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에서 RET, VEGFR, EGFR 등을 차단하는 multikinase inhibitor인 vandetanib의 효과에 대한 제3상 무작위 대조 연구 (VERIFY) 결과였다. 이전 2상 연구 (Leboulleux et al. Lancet oncology, 2012)에서 vandetanib는 Hazard ratio (HR) 0.63으로 위약대비 우수한 progression-free survival 향상을 보여주었던 바가 있다. 이번 3상 연구에서는 총 2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vandetanib군과 위약 군에 각각 119명씩 동수로 배정되었다. 연구 결과 vandetanib은 위약 군에 비해 progression-free survival 향상에 대한 효과가 HR 0.75 (95% CI 0.55-1.03; P = 0.08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실패하였으며, overall survival에 대해서도 역시 차이가 없었다. Partial response는 vandetanib군에서 5%, 위약 군에서 0%으로 나타났으며, Grade 3 이상의 중증 부작용은 vandetanib군은 49.6% (Long QT 증후군 9.4%)에서, 위약 군은 20.3% (0%)에서 관찰되었다. 세부 분석에서 여포암과 코카시안 민족에서 vandetanib의 반응이 좋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임산부의 갑상선 기능이 자녀의 인지기능과 정신운동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3개의 전향적 출생 코호트 (영국의 ALSPAC, 네덜란드의 Generation R, 스페인의 INMA)자료를 이용한 EUthyroid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민감한 문제에 대한 과거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임산부에서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을 경우 정상 갑상선 기능 산모에 비해, 7세 때 측정한 자녀의 지능지수가 7포인트 낮았던 것이 알려져 있었고 (Haddow et al. NEJM, 1999),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없었다. 유리T4 수치의 경우 자녀의 지능지수 및 뇌 회색질의 부피와 inverse-U shape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 알려진 바 있다 (Korevaar et al.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6). 이번 연구는 총 9876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평균 13주차에 갑상선기능을 측정하였고 자녀의 인지기능은 1-8세, 정신운동기능은 1-4세 때 측정되었다. 각 코호트에서 서로 다른 측정 도구를 사용하였으므로 이를 코호트 별로 보정해 individual level meta-analysis 형식으로 보고되었다. 연구 결과, 임산부의 유리T4가 감소한 경우 (hypothyroxinemia), 자녀의 인지기능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선 오히려 자녀의 전반적 인지기능과 비언어적 인지기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로서는 그 기전을 알 수 없다고 연자는 설명하였다. 임산부의 TSH 농도와 (현성, 무증상을 포함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자녀의 인지기능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에서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지훈 선생님 (CT added to USG gives the benefits to determine the extent of neck dissection in patients with thyroid cancer),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태혁 (The association between TERT promoter mutations and mortality in patients with thyroid cancer 외 1편),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김수영 선생님 (Treatment outcome in brain metastasis from PTC), 김석모 선생님 (Synergistic anti-cancer activity of HDAC inhibitor, HNPA and sorafenib on ATC),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권혜미 선생님 (Comparison of hemithyroidectomy and total thyroidectomy for patients with PTMC) 의 6개 구연 연제를 포함해 많은 연구가 발표되었으며, 내분비내과 이외에도 대한갑상선학회의 여러 전문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의 권혜미 임상강사는 ETA Young Investigator Travel Award를 수상하였다. 학회 중에 Dr. Fugazzola의 협조를 얻어 내년 봄 부산에서 열리는 제 12차 아시아-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 (AOTA)를 광고하는 시간을 갖고 ETA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