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Vancouver World Diabetes Congress 가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캐나다 벤쿠버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캐나다 방문은 처음이었는데, 학회 기간 내내 흐린 날씨와 비 덕택에 광활한 자연 경관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그 나름대로 운치있는 항구 도시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는데, 1년전 싱가포르 현장에서 느꼈던 특유의 열정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IDF 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다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issue가 되는 주제로 찬반토론을 진행하는 ‘debate’ session 이 진행되었으며, 반응이 좋았던 이유 때문인지 더 다양한 주제들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배정이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Bariatric surgery vs. Medications in the treatment of Type 2 diabetes” 였다. IDF 참여 인원의 대다수가 endocrinologist 이었을텐데도 불구하고, bariatric surgery 시행에 호의적인 동시에 적극적인 치료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 그들의 태도가 적잖이 신선했었다. 그러나, 캐나다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고도 비만 환자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그들의 attitude 가 이해되기도 하였다.

이번 IDF에서는 특히 최근 들어 사용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SGLT2 inhibitor 의 다양한 follow up study outcome 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University of Düsseldorf 의 Michael Roden, MD 는 2형 당뇨 환자의 치료약제로 Empagliflozin 사용시 HbA1c 의 감소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감소하였다는 내용의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Mexico, Monterrey, Universidad Autónoma de Nuevo Leon 의 Fernando Javier Lavalle-González, MD 는 add on therapy 로서 canagliflozin 이 sitagliptin 보다 당화혈색소와 체중 감소의 효과가 유의하게 더 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 University Kebangsaan Malaysia Medical Centre 의 Nor Laila Mustafa, MD 는 이슬람국가의 Ramadan 시행시 dapagliflozin 이 sulfonylurea 보다도 저혈당의 발생 기회가 유의하게 낮았다는 내용으로 SLGT2 inhibitor 의 tolerability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생각된다.

IDF 마지막 날에는 학회 장소 주위로 경찰들이 거리를 통제하고 있었는데, 당뇨병 환자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하는 행사를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현지인들도 꽤 관심을 보이면서 사진 촬영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행사와 적잖이 배치되어 있는 “debate” session 은 IDF를 congress 보다는 하나의 festival 로서 이끌고 싶어한다는 주최측의 다분한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내가 하나의 축제처럼 이 행사를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학회 기간 내내 날이 흐리고 간간히 비가 흩뿌렸었다. 그러나 철없는 전임의인지라, 날씨와 상관없이 새로운 곳, 새로운 경험, 새로운 지식은 언제나 그저 설렘뿐이었다. 함께 동행해주셨던, 날씨와 상관없이,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들려주신, 가끔씩 친구가, 아버지가 되어주셨던, 백홍선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