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A(European thyroid association) 2018
김호수(경상의대 창원경상대병원 내분비내과)
유럽갑상선학회 (ETA, European thyroid association) 41번째 정기모임이 금년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영국 뉴캐슬 SAGE GATESHEAD에서 열렸다. 뉴캐슬은 영국 북부에 자리잡은 도시로 중심부에 타인강이 흐르는 작고 조용한 도시이다. 뉴캐슬은 과거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빈부 격차로 인해 낙후된 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문화를 융성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로 인해 제분소를 리모델링한 발틱미술관, 이번에 학회 장소로 사용된 소라껍데기 형상의 세이지 (SAGE) 음악당, 밀리니엄브릿지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연출되는 곳이다.
영국은 평소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었고 개인적으로 유럽은 오랜만에 가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부푼 마음으로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문제는 발생하였다. 내가 타고 온 비행기가 1시간 이상 연착하였고 이로 인해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뉴캐슬로 가는 기차를 놓친 것이다. 나는 부랴부랴 다시 기차표를 예매했고 4시간 동안 기차를 탄 이후 새벽 1시에야 뉴캐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학회장으로 향했다. 영국스럽지 않은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바람이 나를 맞아 주었다. 오래된 돌담길과 성벽을 지나니 시원하게 트인 타인강과 멋진 모습의 타인브릿지가 나를 맞아 주었고, 학회장인 SAGE GATESHEAD는 강 너머에 자리잡고 있었다. 학회는 크게 4개의 공간에서 진행이 되었고 메인 학회장인 SAGE One, 소공연장격인 SAGE Two를 비롯해서 소수의 인원이 토론하기 위한 Barbour room, C9 the Kathrine shears studio 등이 있었다. 학회는 주로 오전에 주요 강의가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Poster discussion과 oral presentation, satellite symposium이 진행이 되었고 나는 주로 주 학회장인 SAGE One에서 학회를 참관하였다.
첫번째날 오전엔 덴마크의 Thomas Brix 박사와 폴란드의 Tomasz Bednarczuk 박사를 좌장으로하여 Primary hyperthyroidism clinical uptate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 되었다. 영국의 salms Razvi 박사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심혈관 위험과의 관계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를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을 증가시키고 이를 치료함으로써 심혈관 질환에 대한 사망의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또한 치료방법은 예후와 관련이 없었고 치료 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독일의 George J. Kahaly 박사는 갑상선 안병증과 갑상선기능 항진증에 대한 강의를 하였고 EUGOGO에서 제시한 갑상선안병증 평가 방법 및 ETA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하였다. 임신에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벨기에의 Kris Poppe 박사가 강의하였으며 2017년 ATA 가이드라인 및 2013년 JCEM 가이드 등을 설명해 주었다. 또한 그는 최근 서울삼성병원에서 발표한 논문을 인용하여 항갑상선 제제의 태아 위험성을 설명하였고, 임산부의 갑상선 항진증을 과잉치료 하지 않도록 권유하였다.
둘째날 SAGE one에선 셀레니움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첫번째 강의에서는 셀레니움 사용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서 하시모토 병에서 TPO 항체를 줄였음을 보여주었고, 그레이브스 병에선 안병증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일률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비췄다. 좌장 및 두번째 연자였던 영국의 Margaret Rayman은 셀레니움과 갑상선 질환의 관계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혈중 셀레니움 농도에 따라 갑상선 질환은 U-shape를 나타내므로 적절한 용량의 셀레니움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셀레니움이 부족할 경우 갑상선 자가면역병증의 위험이 상승했고, 그 외 면역력 저하, 가임력 저하,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하며 셀레니움이 과잉 일경우 탈모, 피부염, 피부암, 당뇨의 위험이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세번째 강의에서는 독일의 Lutz Schomburg 박사가 ETA 회원들을 대상으로 셀레니움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강의하여 실제 유럽에서 현재 셀레니움 사용의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셋째 날은 나이에 따른 갑상선질환의 변화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나이에 따라 갑상선암의 조직소견이 다르며 소아 갑상선암과 고령 갑상선암의 병기, 합병증, 예후, 및 삶의 질이 다름을 설명해 주었다. 이번 유럽갑상선학회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내용 보다는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정리 및 업데이트 하였고, 갑상선기능의 정상참조범위 및 나이에 따른 변화, 그리고 셀레니움과 요오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마지막 돌아오는 날은 런던에서 하룻밤을 묶으며 런던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뉴캐슬에서 런던으로 내려오는 기차에선 도착한날 어두워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영국의 풍경이 펼쳐졌다. 비록 시간이 짧아 런던의 구석구석은 볼 수 없었지만 아름다운 템즈강과 (비록 공사중이었으나) 강변에 있던 아름다운 사원의 모습은 영국과 런던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특히 이번 학회 기간엔 이상기온으로 인해 평소 듣던 영국의 흐린 날씨와 다르게 화창한 날을 매일 보여주어 영국답지 않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고, 학회 두번째날 아침 뉴캐슬 하늘을 그리던 무지개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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