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부신 희귀질환 환자 전국등록사업
홍아람/김상완(서울의대)
대한 부신-내분비고혈압연구회는 지난 2014년 7월에 창립된 이래 심포지움 개최를 통해 부신 질환의 진료와 연구에 대한 활발한 의사 소통을 시도하는 한편 대표적인 부신 희귀질환에 대한 전국 등록사업에 착수하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일차 부신피질암과 일차 부신기능저하증 환자의 증례가 산발적으로 보고된 적은 있으나 질환의 낮은 발생률과 유병률로 인하여 환자군의 임상적 특성을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회에서는 위의 두 질환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인 부신 희귀질환 환자의 현황 및 임상양상 파악을 위한 전국등록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차 부신피질암은 연간 100만명당 0.5-2명에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약 40-60%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성 종양이다 (Cancer 1993;72:3145–55). 부신피질암은 5년 생존율이 25%정도로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악성 종양으로, 최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환자들에서 치료 후에도 질병이 진행한다 (J Clin Endocrinol Metab 2013;99:455–61). 질환의 특성상 종양내과에서 진료하는 경우가 많아서 내분비내과에서는 관심도가 다소 떨어졌으나 최근 부신피질암의 병태생리 및 예후 인자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J Clin Endocrinol Metab 2015;100:841-9), 국내 부신피질암 환자의 현황에 대한 조사가 시급해졌다.
일차 부신기능저하증 역시 100만 명당 약 100명에서 발생하는 드문 내분비 질환이나, 스칸디나비아를 포함한 유럽에서는 100만 명당 약 140명으로 다소 발생률이 높다 (J Clin Endocrinol Metab 2009;94:4882–90). 서구에서 발생하는 일차 부신기능저하증의 주 원인은 자가면역기전인 반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일차 부신기능저하증의 주된 원인은 결핵으로 알려져 왔다. 일차 부신기능저하증은 질병에 이환된 경우 사망률이 일반 인구의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장기적 치료 및 과치료가 심혈관질환의 이환율과 이로 인한 사망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Eur J Endocrinol 2009;160:233–7). 이에 국내 일차 부신기능저하증의 원인 질환의 역학을 다시 살펴보고, 서양인과의 인종적 차이를 고려한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적절한 치료 요법에 대한 제시가 필요한 실정이다.
자료 수집 방법은 전국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있는 전산 자료를 통한 후향적 의무기록 조사를 기반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자 선정 기준은 2000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 사이에 일차 부신피질암 또는 일차 부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받았거나 진료를 받고 있는 만 1세 이상 환자로 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하여 각 병원의 IRB승인을 얻은 후 공통된 양식의 연구 계획서, 증례기록지를 배포하였다. 2015년 6월부터 등록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총 27개의 기관에서 자료를 확보하였고, 현재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전국등록사업에서는 일차적으로 한국인 성인 일차 부신피질암과 일차 부신기능저하증 환자의 유병률과 발생률을 살펴보고, 세부적으로는 환자들의 임상 양상과 치료, 그리고 예후를 확인함으로써 한국인 부신 희귀질환 환자의 특성을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자료분석이 완료된 후에는 대한내분비학회지에 특별보고서 형태의 논문으로 게재할 계획이다. 본 등록 사업을 통해 성인 부신 희귀질환 환자의 국내 실정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향후 부신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의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자료를 보내주신 선생님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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