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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Medical College of Georgia 연수기
작성자 김범준 (dy.cha@m2community.co.kr)
작성일 2019년 05월 14일 15시 21분 34초 조회수 4회
LINK URL http://www.endocrinology.or.kr/webzine/201902/sub7.html (클릭 83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4월 초는 내가 연수를 다녀온 Georgia 주 Augusta에서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인 Masters Tournament로 도시 전체가 들썩이는 시기이다. Augusta는 나처럼 골프채를 잡아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곳이지만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은 누구나 아는 Augusta National Golf Club이 있는 성지로, 처음 병원장님께 연수 출국 보고를 드리러 갔을 때 껄껄 웃으시며 “김교수 골프 실력 많이 늘어서 오겠네” 하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귀국한지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언제 연수를 다녀왔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연수기를 쓰기 위해서 Augusta의 생활을 회고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2017년 3월부터 2년 동안의 장기연수를 허락 받고 어떤 곳으로 연수를 가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였다. 이전에 연수를 다녀오신 선배님들 중 소위 말하는 빅가이의 실험실에서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밤낮으로 실험하고 최신 연구 기법을 배워 오셨으나, 정작 한국에 귀국하여서는 척박한 연구 여건으로 연수에서 배운 경험을 활용할 수 없어 좌절하고 고민하고 하시던 모습을 보고 나는 해당 분야에서 선두 그룹이 아닐지라도 나의 연구 관심사에 잘 부합되면서도 연수 이후에도 나의 연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고 좋은 연구 동반자가 될 수 있는 PI가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또한 연수 중에도 작은 연구비를 유지하고 내 실험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국 PI의 박사 후 연구원처럼 지내기 보다는 공동연구 파트너로 연수를 진행하고자 바람이 있었다. 연수 중 연구의 주제는 골다공증을 전문으로 하는 임상의로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관찰하였던 흥미로웠던 점을 바탕으로 정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의 가장 큰 조직인 뼈와 근육이 동시에 약해지는데 실제로 우리 팀은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 뼈의 강도도 약해진다는 것을 논문으로 보고하여 주목을 받은 바가 있었다. 이러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근육 실험에 대한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고 해외 연수도 뼈, 근육 각각은 물론 이들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실험실로 알아보았다.

 

   연수 주제는 정하였지만 해당 분야가 전세계적으로도 많이 연구가 되기 이전의 시점이고 한국의 교수님들도 이 주제로 연수를 다녀 오신적이 없어 인터넷 검색으로 연수 후보지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bone-muscle interaction”로 PubMed에 검색어를 넣고 연구 내용이 가장 나와 맞을 것 같은 Medical College of Georgia (MCG)의 Mark W. Hamrick에게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다. 추천서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이메일 내용에는 그동안 나의 연구 내용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하였다. 임상의사이지만 기초 실험에 관심도 많다는 내용을 쓰고 이력서와 함께 보냈는데 놀랍게도 메일을 보낸 지 몇시간 만에 함께 해보자는 승낙 메일을 받게 되었다. 이후 미국 골대사학회 참석하였을 때 직접 만나서 서로의 연구 관심사를 확인하였고 인성적으로도 굉장히 매력 있는 PI라고 판단되어 MCG를 최종 연수지로 결정을 하였다. 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선생님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팁은 연수가기 전에 해당 PI를 한국에 초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연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에는 연수가기 직전 Dr. Hamrick이 대한 골대사학회에서 강의를 하기위해서 한국에 오신적이 있는데 그때 서울아산병원도 소개하고 우리 실험실도 보여드리고 했던 것이 PI 입장에서 깊은 인상으로 남아서 이후 해외 연수기간에도 같은 분야의 연구자로서 많이 존중해주고 배려해주었다.

 


<Medical College of Georgia 본관>

   내가 연수를 한 MCG는 1828년에 개교한 미국 내에서는 상당히 전통 있는 의과대학으로, 특히 소아청소년 병원이 유명하다. 골대사 연구를 하는 PI 급 연구자는 10여명 정도 되어서 근골격계 분야에서 미국 내 최상위 그룹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나름 내실이 있는 연구 기관이었다. 연수 초반 Dr. Hamrick은 bone group meeting 또는 전체 부서 세미나에서 내가 한국에서 하던 연구를 발표하고 소개할 기회를 여러 번 주었는데 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같은 근골격계 분야를 연구하는 동료로 녹아들 수 있게 되었고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 Dr. Hamrick은 오랜 기간 동안 근육-뼈 상호관계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는데 내가 갔을 때는 muscle-secreting exosome의 뼈에 대한 영향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해당 주제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고 나도 exosome 자체 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동시에 발생하는 골다공증 및 근감소증에 영향을 주는 common factor에 더 관심이 많아서 먼저 새로운 연구를 제안하여서 시작하였다.

 

   미국 실험실에 부러운 점이 몇 가지가 있다. 한국의 경우 연구 물품을 주문하면 경우에 따라서 2-3개월 이상이 걸려서 실험 자체의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클릭하면 바로 그 다음날 배송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부러웠다. 또한 노화 동물모델로 많이 사용하는 20개월 이상의 마우스가 한국서는 한 마리에 수십 만원 씩 하는데, 미국에서는 노화 관련 NIH 연구비를 받은 연구팀에게는 무료로 분양하여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 환경의 장점을 살려서 미국에서는 주로 노화 동물모델을 이용한 근골격계 연구를 하였고 세포 실험은 한국의 연구원들을 통해서 진행하여 결과물을 합쳐서 논문을 구성하고 귀국 후 연구비 지원을 위한 선행연구 결과로도 활용하였다. 그리고 기존 Dr. Hamrick이 기초 및 동물 실험하였던 것을 사람에서 validation 하는 방식의 공동연구도 다수 수행하였다. 실험실 생활에서 즐거웠던 일은 거의 매달 근골격계 분야 리딩 연구자들의 강의를 듣고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인데 그들의 연구접근 방식이나 열정은 매우 큰 자극이 되었다.

 

   MCG가 있는 Augusta는 미국 Georgia 주에서는 Atlanta에 이어서 제2의 도시라고 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장이 있다는 것 말고는 그냥 작은 미국 시골 도시 중의 하나일 뿐이고, 특히 우리 가족이 살았던 Evans라는 곳은 Georgia와 South Carolina의 경계에 있는 전형적인 남부의 평화로운 도시였다. 이곳의 하우스 렌트비는 연수를 많이 가시는 California에 비하면 1/4 정도 수준으로 저렴하며 방 5개 이하의 집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규모도 크다. 우리가 살았던 집도 뒤로는 골프장, 앞으로는 호수가 있는 넓은 마당을 가진 멋진 2층집 이였지만 한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만 지불하였다. 연수를 가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다녀오신 선생님들 모두 동의하듯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큰 미국 지도를 사서 다녀온 도시에 깃발을 세우고 마그네틱을 모아서 냉장고 붙이면서 하나씩 정복해 나가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꼈다. 아빠를 닮아서 박물관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Disney World, Six Flags Carowinds 같은 놀이공원의 연간회원권을 사서 시간이 될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소리를 질렀던 기억도 좋았다. 엄청난 자연을 위대함을 느끼고 지는 석양을 가족들과 함께 바라보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너무 여행을 많이 다녀서 방학때는 월세가 아깝기도 하였고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꼭 여행을 가야하냐”고 투덜거리기도 하였지만 (아빠 잘 만난 줄도 모르고 ㅠㅠ) 그 모든 것이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매일매일 있었던 평범한 일상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축구, 농구, 수영, 테니스를 즐겼고, 매주 지인들과 함께 하던 바비큐 파티, 아내와 함께 하던 산책 그 모든 것이 즐겁고 소중하다.

 

<상단 위쪽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타 아치스 국립공원, 디즈니월드 불꽃놀이, 아이들의 하교길, 뮤지컬 공연하는 딸,
축구를 하는 아들>

  2년간의 해외연수는 여러 가지로 인생에 있어서 특별했다. 연구자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시간이었고 의대에 들어온 이후 20여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20년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생활속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 이 모든 시간은 주위의 여러분들께서 배려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연수를 허락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정민, 이승훈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아내와 낯선 환경에서도 잘 적응해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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